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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헤매는 밤

2012. 5. 7. 02:11 from Under the water...
갈 곳이 없어진 이 기분. 몸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마음은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헤매고 떠돌다가도 한 곳에 정착해서 잠들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곳 마저도 너무 높은 벽에 쌓여있어 단절된 느낌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밤거리를 헤맨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길엔 아직 사람들이 꽤있다. 다들 나처럼 갈 곳이 없어 여기저기 헤매고 다닌다. 그 사람들도 나도 어딘가 머물, 적어도 오늘 밤이라도 지샐 곳을 찾아보지만 그마저도 요원하다. 그러다 사람들과 눈이 마주친다. 잠시 서로가 오늘 하룻밤정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일까하여 쳐다보지만 곧 그냥 우연히 같은 길 위를 헤매는 사람일 뿐이라는걸 깨닫는다. 그리곤 곧 각자의 쉴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나도 다시 내가 머물던 곳의 담벼락을 쳐다본다. 여기저기 이것저것 보이는 것은 꽤나 많지만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문을 두드리고싶지만 늦은 시간이라 아무런 대답이 없을까 두려워 문앞에서 서성이기만하다 돌아서길 반복한다. 나를 향해 닫혀진 나의 쉴곳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담하다. 순간 높은 곳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의 아찔함이 느껴진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어지럽지만 떨어지진 않고있다. 조금만 더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그땐 균형을 잃고 떨어질것 같다. 그리고 그건 더 이상 이미지속의 내 모습이 아닌, 현실 속의 내 모습일 것인지라 더 두렵다. 삶에 미련이 남아 있는가? 난 매우 그렇다. 적어도 서른까지의 내 삶은 실패라고 생각하기에. 그나마 자신을 찾는 즐거움을 느낀건 아주 최근의 일일뿐. 그래서 유난히 삶에대한 미련이 많다. 무엇 하나정도는 이루고 가고싶은 마음이니까. 그래서 떨어지는 내 모습을 상상이 아닌 현실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섭다. 좀 더 살고 싶어서. 조금 더 살고 싶다. 나도 살아있단걸 조금 더 느끼고 싶다. 이제 막 살기 시작했다, 나는. 살아야한다.
Posted by dr-chung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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