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꽂힌 두 노래.

Jekyll and Hyde의 This is the moment

Frozen의 Let it go.

억압되어있던 본인의 자아가 구속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그 해방감과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고 나의 길을 펼치겠다는 내용.

모든 사람들이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테지만,

어릴때부터 유난히 엄격하게 자라왔던 나에게는 구구절절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

처음엔 환경이 날 에워싸고 틀을 만들었다면,

나중에는 내 생각과 습관이 그 틀에 길들여져 계속 마음을 옥죄게 하는.

탈출구가 필요하다.

그 탈출구를 찾으려면, 지킬과 엘사처럼, 내가 숨겨왔던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끝이 해피엔딩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This is the moment, the sweetest, the greatest moment of them all.

Let it go.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day,
When I send all my doubts and demons
On their way!

Every endeavor,
I have made - ever -
Is coming into play,
Is here and now - today!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time,
When the momentum and the moment
Are in rhyme!

Give me this moment -
This precious chance -
I'll gather up my past
And make some sense at last!

This is the moment,
When all I've done -
All the dreaming,
Scheming and screaming,
Become one!

This is the day -
See it sparkle and shine,
When all I've lived for
Becomes mine!

For all these years,
I've faced the world alone,
And now the time has come
To prove to them
I've made it on my own!

This is the moment -
My final test -
Destiny beckoned,
I never reckoned,
Second Best!

I won't look down,
I must not fall!
This is the moment,
The sweetest moment of them all!

This is the moment!
Damn all the odds!
This day, or never,
I'll sit forever
With the gods!

When I look back,
I will always recall,
Moment for moment,
This was the moment,
The greatest moment
Of them all!

 

Let It Go

 

The snow glows white on the mountain tonight,
not a footprint to be seen.
A kingdom of isolation and it looks like I'm the queen.
The wind is howling like this swirling storm inside.
Couldn't keep it in, Heaven knows I tried.
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Well, now they know!

Let it go, let it go!
Can't hold it back any more.
Let it go, let it go!
Turn away and slam the door.
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Let the storm rage on.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It's funny how some distance,
makes everything seem small.
And the fears that once controlled me, can't get to me at all
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I'm free!

Let it go, let it go.
I am one with the wind and sky.
Let it go, let it go.
You'll never see me cry.
Here I'll stand, and here I'll stay.
Let the storm rage on.

My power flurries through the air into the ground.
My soul is spiraling in frozen fractals all around
And one thought crystallizes like an icy blast
I'm never going back; the past is in the past!

Let it go, let it go.
And I'll rise like the break of dawn.
Let it go, let it go
That perfect girl is gone
Here I stand, in the light of day.

Let the storm rage on!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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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헤매는 밤

2012. 5. 7. 02:11 from Under the water...
갈 곳이 없어진 이 기분. 몸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마음은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헤매고 떠돌다가도 한 곳에 정착해서 잠들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곳 마저도 너무 높은 벽에 쌓여있어 단절된 느낌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밤거리를 헤맨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길엔 아직 사람들이 꽤있다. 다들 나처럼 갈 곳이 없어 여기저기 헤매고 다닌다. 그 사람들도 나도 어딘가 머물, 적어도 오늘 밤이라도 지샐 곳을 찾아보지만 그마저도 요원하다. 그러다 사람들과 눈이 마주친다. 잠시 서로가 오늘 하룻밤정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일까하여 쳐다보지만 곧 그냥 우연히 같은 길 위를 헤매는 사람일 뿐이라는걸 깨닫는다. 그리곤 곧 각자의 쉴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나도 다시 내가 머물던 곳의 담벼락을 쳐다본다. 여기저기 이것저것 보이는 것은 꽤나 많지만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문을 두드리고싶지만 늦은 시간이라 아무런 대답이 없을까 두려워 문앞에서 서성이기만하다 돌아서길 반복한다. 나를 향해 닫혀진 나의 쉴곳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담하다. 순간 높은 곳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의 아찔함이 느껴진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어지럽지만 떨어지진 않고있다. 조금만 더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그땐 균형을 잃고 떨어질것 같다. 그리고 그건 더 이상 이미지속의 내 모습이 아닌, 현실 속의 내 모습일 것인지라 더 두렵다. 삶에 미련이 남아 있는가? 난 매우 그렇다. 적어도 서른까지의 내 삶은 실패라고 생각하기에. 그나마 자신을 찾는 즐거움을 느낀건 아주 최근의 일일뿐. 그래서 유난히 삶에대한 미련이 많다. 무엇 하나정도는 이루고 가고싶은 마음이니까. 그래서 떨어지는 내 모습을 상상이 아닌 현실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섭다. 좀 더 살고 싶어서. 조금 더 살고 싶다. 나도 살아있단걸 조금 더 느끼고 싶다. 이제 막 살기 시작했다, 나는.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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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만 느껴지고 언제 끝날지 상상도 되지 않던 인턴 생활이
이제 마지막 한 턴만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한 턴도 내가 지원하는 과를 도는 것이기에, 사실상 타 과 일을 하는건 내일(2.5)이 마지막.
길고 긴 압박과 여러 서러움을 나름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온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특히 마지막 죽음의 6주-_- (대체 어떤 넘이 내 스케줄을 이따위로 만들어둔거야!!!!!)를,
도망치지 않고 - 비록 항상 도망가겠다고 입에 달고 살았지만 - 견딘 날 칭찬해준다. 수고했음.

구린 내공에, 누가 봐도 어려운 마지막 일정을 더 구린 내공으로 돌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 보인다. 지겨워지고 무료해진 인턴 생활 또한 이제 끝이 보이고.

3주 뒤면 짧은 휴식 후 이제 레지던트의 생활이 시작되겠지.
소속되는 집단이 생기고, 오더도 내려야하고, 인턴들이 하는 잡일같은 일은 줄겠지만,
더 큰 책임이 생기는. 두렵고, 설렌다. 설레고 두렵고.
잘 할 수 있을까, 잘 할 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이 계속 교차하고.

열심히 살자.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보자.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노력해서 평균은 맞춰보자. 등의 다짐을 해보지만
역시 겪어보지 않은 생활과 현실에 대한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느껴지는 두근거림의 절반은 기대감, 절반은 불안감.
뭐랄까, 한 해를 마무리지으면서 생활과 생각을 정리하고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포스팅이었으나,
불안함과 불확실함으로 마무리되는 글이 되고 있다. ㅎㅎ
일단 끝을 잘 맺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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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태영 2012.02.18 08:02

    정말 수고 많았음^^

에..그러니까..

2011. 10. 27. 01:30 from Life
길고 긴 고민의 끝에서,
난 결국 처음 이 병원을 선택했을때 생각하던 외과를 선택했고,
현재까지 단 한명의 외과 지원자로써 나름 사랑 받으며 지내고 있다.
물론 그 사랑...엔 적당한 관심과 과분한 로딩....이 뒤따르는거, 당연한거 아니겠는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소속감과 애정의 대상이 생긴다는 점은 참 좋구나. 이런 느낌 처음인듯하다.

잘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 걱정, 그래도 어찌 되지 않겠냐는 안일함이 뒤섞여가며,
이제 좀 더 좁아진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증폭시킨다. 좁아져도 미래는 불안한거다.

삶은..좀 더 자유로워졌다.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스스로 얽매여있던 여러가지 것들을 많이 깨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로워진만큼 더 얽매이는 부분이 생긴것도 사실. 하지만 총합은 좀 더 자유쪽으로 간듯해 마음이 좋다.

뜬구름 잡는 얘기같이 나열을 하지만, 이런 기분으로 글 쓸 날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오늘이 적기인듯하다.
적당히 피곤하고, 예정에 없던 응급상황도 생기고..그래서 해야할 일은 다 밀린 채로 하루를 넘기게 되었지만, 뭐 어떠랴.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고, 오늘 못한 일은 내일 힘내서 하나씩 해치우면 될테니.

조금이라도, 좋은 맘으로 잘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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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인생사..

2011. 9. 22. 21:38 from Life
자서전은 커녕 블로그에 쓸 거리도 없는 재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뭔가 적당한 얘기거리가 있어야 글 써볼 생각이라도 할텐데,
이건 뭐 매일같이 하는 일의 반복이다보니 지겹다, 재미없다, 그만하고싶어, 뭐하고 살까..로 이어지는 투정, 불평 콤보밖에 나오질 않으니,
몇번 글 써보려고 끄적거리다 손놓길 반복.
그렇지만, 인턴 2번째 휴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요즈음, 뭔가 반복된 얘기만 나열하는게 되더라도 점을 하나 찍고 가야겠단 심정으로 끄적끄적해본다.


일단은 현재 정형외과를 돌고 있는 상황.
혼자 하는 일이 거의 없고, 레지던트 쌤들이 하는 일을 돕는게 거의 대부분이라, 내 페이스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게 단점이자 장점.
단점이란건, 페이스조절을 할 수 없어서 조기 번아웃 될 수 있단거고, 장점은, 일이 루스해지지않고 타이트하게 조여 후다다닥 몰아친다는거.
쓰고보니 장점인가 싶다.

그러면서 시간은 어느덧 9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데,
난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5월부터 계속된 고민은 성형외과와 외과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게 만들고,
지원한다고 다 되는게 아닌, 사실 지금 지원할 수나 있을까 싶은 성형외과와,
지원하면 되긴 할텐데, 과연 이 일을 내가 평생 하고 살 수 있을까 싶은 외과.
그러는 중에 정형외과를 돌고 있는데 한 레지던트 선생님으로부터 정형외과 쓸 생각 없냐는 얘기도 들어보고..
그닥 생각을 해보진 않았고, 지금도 그닥 구미가 당기지 않는 과이긴 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쓰임새가 많은 학문인건 사실이니 또 일정부분 고민이 되긴 하고..

이런 고민들로 머리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체력은 점점 0으로 수렴중.
자도자도 졸리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고(응?), 뭔가 되게 기초적인 욕구들이
모두 충족되지 않아서 몸이 더 힘든 상태.
이걸 쓰면서도 꾸벅꾸벅 졸고 앉아있으니..이렇게 글이 날리기 시작하는구나.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어차피 재미도 없는 생활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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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아범 2011.09.23 18:05

    이적의 뒤를 따라라..


하루종일 피곤한 상태, 밤잠 설쳤고,
낮에도 10분씩 15분씩 쪽잠 자듯 누워있는게 전부였던 하루.
오후에 생긴 약간의 공백시간에
빈방에 홀로 앉아서,
누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누우면 바로 콜이 올것 같아서 그냥 의자를 뒤로 밀며 머리를 젖히고
의자에 몸을 깊숙히 파묻은 상태.

하루종일 지속되는, 그러나 개선되지 않는 짜증스러운 상태와,
바닥을 치고있는 체력 때문인지,
갑자기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몰아쳐서,
급히 손에 핸드폰을 쥐고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문자를 돌렸으나,
우연의 일치로 no answer.

뭐가 그리 서러웠는지, 갑자기 속에서 솓구치는 울컥하는 마음.
그리고 갑자기 머리속으로,
내가 위에서 지금의 나를 내려다보는 그림이 그려졌다.
텅 빈 방안에서 혼자 의자에 기대어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그 장면이 순간적으로 줌아웃 되면서 굉장히 높은 곳에서 내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보이는 내 크기가 작아지는 만큼 시야에 들어오는 반경은 넓어지지만
범위가 아무리 늘어나도 주변에는 한 사람도 없는 그런 그림이 보였다.

그게 그렇게도 서러웠을까.
너무 서러워 눈물이라도 날 것 같았는데, 표정은 냉담하고 껍데기는 가식적이더라.
그렇게 또 하루를 보냈다.

지겹고,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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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아범 2011.08.26 12:48

    나만 할까..ㅡㅡ;

Fever, chilling, myalgia

2011. 8. 10. 01:23 from Life
for 24 hours.

그래서 응급실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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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아범 2011.08.10 11:39

    iv 직접 잡은??

  2. addr | edit/del | reply miracool 2011.08.10 15:08

    지금은 괜찮은겨?
    아프지 말어..

    • addr | edit/del dr-chung 2011.08.10 17:08 신고

      주사맞고 계속 쉬었더니 조금 낫긴해요. ㅎㅎ
      간만에 쎄게 아팠네요;;

  3. addr | edit/del | reply 2011.08.18 04:25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dr-chung 2011.08.18 07:20 신고

      100%컨디션은 아니지만,
      나름 70~80%정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2011. 8. 6. 23:56 from Life
무엇을 해야하나,
어떻게 밥을 벌어먹고 살아야하나,
재미없는건 오래 못하는데,
뭐가 재밌으려나.
뭘 해야 흥미를 오래 유지할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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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2011. 7. 13. 17:20 from Life
딱 때려칠까 란 생각이 들때란걸 고용주 측에서 귀신같이 눈치채고
살랑거리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좀 쉬다 와~라고 던져주는
뻔하지만 받아먹지 않을 수 없는 먹이.

여튼, 그 먹이에 낚여서 시름을 잊고 누워서 뒹굴뒹굴하고 있으니 마냥 욕할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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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좋지 않았던 하루.

2011. 7. 3. 02:45 from Life
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프를 받기 위해선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프 나가는 누군가의 백업을 서줘야 한다.

처음 생각은 이랬다.
어차피 12시에 오프 내보내는거, 12시 시간 맞춰서 보내주고, 그 전에 일 다 마치고 갈 수 있게 도와주자.
사실 오프 나가는 사람의 기본적 예의는 자기가 그날 해야하는 루틴 잡은 다 마치고 뒤를 부탁해~라고 하며 나가는 것.
그 루틴 잡 하는걸 돕겠다고 생각한거다, 그러니까.

나는 내 일을 하기 위해 늦어도 아침 7시엔 일어나야 하는 상황.
그리고 오프 나가는 녀석은 자기 일을 다 하려면 혼자하면 4~5시간은 족히 걸리는 상황.
내 기준에선, 이녀석이 그래도 나만큼은 아니라도 내가 일어나서 내 일을 하고 있는 중엔 일어나 자기 일을 시작하고,
거기에 내가 합류하는게 옳다고 생각. 왜냐하면 근본적으론 '내 일'이 아니니까.
그러나 이 녀석의 제안은 엉뚱하게도, 자기가 아침 7시에 해야하는 채혈이 있는데, 그것만 내가 해주면 자기는 9~10시까지 늦잠을 잘 수 있으니
나보고 그 채혈 하나만 해달라고....;;

우선은 해주마..라고 얘길 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거 같기도 하고,
이녀석이 그렇게 늦잠을 자버리면 12시까지 절대 일을 마칠 수 없을것 같아서 넌지시 제안을 했다.
내가 7시부터 일어나서 내 일을 하고 있을텐데, 정말 빨리 하면 9시엔 마칠 수 있다,
그 전에 네가 일을 시작하고 있으면 - 자기 일이니까!! - 내가 일 마쳐지는 대로 가서 도와주고, 그럼 제시간에 오프 나갈 수 있지 않겠냐.
그렇게 하자고 약간 떨떠름하게 대답을 하더라.

난 예정대로 7시쯤 일어나서 내가 해야할 채혈을 마치고, 이녀석의 부탁을 위해 채혈을 하러 갔는데,
왠걸, 간호사들이 이미 해뒀더라. 그 선생님은 왜 시간 맞춰서 안오냐고..
그래서 아직 안왔냐..고 물으니 그렇다는 대답에, 그럼 내가 지금 졸린 몸을 끌고 아둥바둥 내 일을 달려서 마칠 필요가 있겠는가..란 생각.
이녀석이 일어나서 자기 일 시작하고나면 나도 남은 내 일 마치고 도와주러 가겠다..고 좀 나쁜 마음을 먹고 일단 숙소.

그래서 한시간 앉아서 자는둥 마는둥 하고 다시 일 시작한게 10시 50분..이녀석도, 나도 별로 해둔 것 없는 상태.
이녀석이 나한텐 굉장히 가벼운 일을 맡기는 투로, 복잡한거 말고 간단한 것만 형이 해주세요..라고.
복잡하고 시간 오래 걸리는건 자기가 다 할거란다.
순진하게 믿고 한 두명 상처부위 소독을 하고 있으니, 12시 정각쯤해서 이녀석이 자기가 할 분량 남은건 오후에라도 와서 할테니 놔두라..고.
그래서 나도 잠시 다른 일을 해보려...고 할때부터 이녀석 백업 업무가 막 몰아치기 시작.
응급실에 환자가 세명이 몰려오고, 여기저기서 이녀석을 찾는 전화들이 걸려오기 시작.

이리저리 다 몸으로 때우고 나서, 하나도 손 못댔던, 녀석이 넘겨주고간 '쉬운 일'들을 해보려고 시작한게 7시.
이녀석은 자기 일 하고 가는게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나는 남은 일 다 마치고 나니 10시 반.
그 뒤로도 응급실 환자 몇명 보고..

10시 반쯤 핸펀을 보니 녀석의 문자가 와 있더라.
일 많냐고.
오늘 대박이었다...라고 보내주려다가,
너 겨우 이정도로 맨날 힘들다고 했냐, 이거 니가 쉽다고 넘겨줬지? 라는 생각으로
아니, 별거 없었다~라고 웃으면서 대답.

너무 나열식으로 썼나. 여튼 참 지리하게 긴 글이 되어버렸구나.
하루가 딱 이랬네.
이타심, 배려까진 안바란다. 자기 일 자기가 하라는게 이기적인 행동은 아니잖냐.
자기 일은 자기가 하는게 일의 기본. 거기서 누가 도와주면 일이 마이너스가 되는거고,
누구 일 대신 해주면 일이 플러스가 되는거지,
남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일이 플러스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길때는, 그게 어떤 경우든 자기가 힘든 케이스를 처리하고, 손쉬운 케이스만 넘기는게 예의인것 같다.
뭐, 아니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글로 써서 방법을 인계해줘야 하는 그런 일들을 하라고 떠 넘기는건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일이 많다고, 내가 하는 일은 별거 아니란듯 얘기하던 네 모습이 생각이 나네.
내가 시간이 탱자 탱자 남는데 너 안도와주는 것 같아서 괘씸하더냐.
뭐, 미안한 마음도 없잖아 있었는데, 그걸 네가 먼저 표시해서 도울 마음이 없어지더라.
네 눈에 보이지 않고, 시간이 좀 남아 보인다고해서 덜 힘들거란 발상 자체가 좀 신선한 충격이었어.
스트레스와 피로는 일의 시간에 단순 비례하는게 아닌걸 충분히 알텐데 말야.

이런식으로 한명의 평판이 떨어지고, 반사적으로 난 좋아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
근데 환자들까지 그러면 좀 곤란하지 않겠냐..그리고 간호사들도 결국 같이 일해야할 사람들인데.
누군들 조금 더 쉬고 싶지 않고, 누군들 한 번 더 움직여 일을 하고 싶겠냐.
방금 내려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또 콜이 와서 움직이는게, 누군들 귀찮지 않겠냐.
매번 prompt하게 움직일 수는 없겠지. 하지만 매번 sluggish한건 곤란하지 않겠냐.
그리고, 쉬운 파트, 어려운 파트 관계없이, 인턴은 기본적으로 다 힘들단다.
다 그런 중에 조금 더 열심을 내어보고, 조금 더 성실해져보기도 하고,
남을 한번 위해주기도 하고 그러는거지. 결정적인 순간에 짜잔하고 나타나서 해결사가 되는것도 멋지고 좋겠지.
누군가 난처해져있고, 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을때 나타나서 그걸 해결해주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테니까.
그런데 난 그런 해결사보다는, 차라리 자기 일을 함에 있어서 문제가 생기지 않게 자기 일을 컨트롤하는게 더 옳다고 생각한다.
매번 큰 문제가 생겨 그걸 해결하는 것 보단,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는게 훨 중요하니까.
어쩌다가 한탄하는 잔소리가 되어버렸네. 볼 일은 없겠지만, 보면 또 잔소리 어쩌고 하겠구나.
후배들이나 학교 졸업하고 바로 인턴하는 아이들에게 얘기하는, 세상을 배우고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다고 하는,
그런 얘기들이 입에서만 나오는 얘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 일기 쓰는 맘으로 시작했는데, 무슨 충고 편지가 되어버리네.
많이 맺혔나보다. 풀자. 나라도 넓어지자. 마음의 폭이.
몸의 폭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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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나다 2011.07.03 12:55

    HRC 유대리ㅡ이젠 과장ㅡ같은 인간이구만요.